<p></p><br /><br />한창 때는 한 마리에 수억원 이상하는 경주마지만 부상을 당하거나 성적이 신통치 않게 되면 운명이 갈립니다. <br> <br>식용으로 무분별하게 도축되는 경우가 있다는군요. <br> <br>동물학대는 아닌지, 여기에 과연 식용으로 적합한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정하니 기자의 더깊은뉴스입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계속되는 매질에도 트럭에 실려 있는 말들은 내리지 않으려 안간힘을 씁니다. <br> <br>또 다른 말의 발목에는 경기용 보호장비인 붕대가 감겨 있습니다. <br> <br>불과 72시간 전, 부산에서 시합에 나섰던 경주마 '케이프 매직'입니다. <br> <br>[말 관리사] <br>"애지중지했던 아끼고 훈련시키고 관리했던 그런 말들이 육용으로…" <br><br>최근 미국 동물보호단체, 페타가 공개한 영상에는 은퇴한 경주마들의 비참한 최후가 적나라하게 담겼습니다. <br> <br>조련사에게 순응했던 경주마들은 계속되는 몽둥이질에도 변변한 저항조차 하지 않습니다. <br> <br>도축장 내부는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 동료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말들의 울부짖음이 가득합니다. <br> <br>도축장면이 공개되지 않도록 적절한 가림막을 설치해야 한다는 동물보호법 위반논란도 불거졌습니다. <br><br>지난 한 해 이곳에서만 1천 마리의 말이 식용으로 도축됐습니다. 그중 400여 마리가 경주마 품종인 더러브렛 이었습니다. <br><br>이렇게 도축된 경주마들은 제주도 내 말고기 식당으로 팔려나갑니다. <br> <br>이 식당은 제주산 말고기를 사용하는데 육회부터, 구이, 갈비찜까지 다양한 요리가 나옵니다. <br> <br>[말고기 식당 관계자] <br>"드셔 봐야죠. 그래도 제주도 오면. 다른 데 가선 못 먹지 않습니까." <br> <br>말고기로 쓰이는 품종은 주로 세 가지입니다. <br> <br>[식당 관계자] <br>"이렇게 생각하면 돼요. 제주 토종 조랑말은 우리 한우. 한라마는 우리 육우. 경주마는 수입 고기." <br>"(우리는)직접 키우니까. 이건 한라마." <br> <br>하지만 대부분 경주마 취급 사실을 알리지는 않습니다. <br><br>무분별한 도축은 부상을 입거나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주마들을 처리하는 공공연한 수단입니다. <br> <br>[마사회 조교사] <br>"한 달에 관리비가 170만 원 육박하니까. 감당이 안 되지. 아무리 비싼 말이라도 능력이 없으면 무조건 은퇴를 시키는 거예요." <br> <br>이렇게 이용가치가 떨어진 경주마들은 헐값에 팔려 도축장으로 보내집니다. <br> <br>[제주축협 관계자] <br>"어제 6마리 왔어요." <br> <br>소비자들은 식용인지 경주마인지도 모른 채 고기를 즐기고 있지만 관리는 허술합니다. <br> <br>[식약처 관계자] <br>"육안으로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실험실 검사를 하죠. 경주마인 경우 식육마인 경우, 이런 걸 구분하고 있진 않습니다." <br> <br>부상치료는 물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수시로 약물을 투여하는 경주마가 식용으로 적합한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습니다. <br> <br>[마사회 조교사] <br>"예를 들어 경기를 뛰었다. 조금 있다가 소염제 주사를 맞는 거지. (경주마는) 운동선수이기에 별 상황이 다 발생해요. 그럼 주사치료를 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. <br><br>마사회 측은 "약물치료 후 10일 이내에는 경주 출전을 제한하고 있어 약물 잔류 가능성이 없다"고 주장하지만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는 지적입니다. <br> <br>[전 마사회 말 관리사] <br>"이런 경우가 제일 많아요. 육용으로 제주도에 가게 되면 그 긴 시간을 말이 마차를 타야 되잖아요. 소염제를 넣는 거죠. 그러면 안 되는데 말 쓰러지지 말라고. 버텨야 되니까." <br> <br>제주도청은 문제가 불거지자 선별적으로 하던 잔류검사를 확대해 모든 경주마에 대해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. <br> <br>[제주도청] <br>"지금 자꾸 그런 우려와 걱정이 있어서… 더러브렛(경주마 품종)으로 들어오는 것들은 전 두수 모니터링을 해봐라." <br> <br>경주마 도축은 현행법 위반은 아닙니다. <br> <br>하지만 이게 최선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. <br> <br>채널a 뉴스 정하니입니다.